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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주시립미술관 건립 담론 시작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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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20-12-27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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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가 국제적인 관광도시로 성장하려면 지금의 관광정책으로는 모자란다. 올해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관광산업이 부진했지만 의외로 해외여행의 발목이 묶이면서 풍선효과를 본 것도 사실이다. 나름대로 경주를 찾는 관광객이 늘어났다고 분석할 수 있지만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이대로 가면 경쟁력에서 뒤질 수 있다. 몇 군데의 핫 포인트가 떠오르긴 했다. 그러나 그것은 깜짝 유행일 뿐이고 한순간 시들해질 수 있다.
 
  경주가 경쟁력이 있고 지속적인 관광산업 발전을 위한다면 문화 콘텐츠의 보강이 절실하다. 경주에는 국립박물관도 있고 예술의전당도 있다. 이 두 시설은 매우 훌륭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박물관은 세계적으로도 뒤지지 않는 풍부한 전시품과 기획전으로 경주를 찾는 이들에게 역사·문화적 충족감을 주고 있다. 특히 외국인들은 고대 신라의 화려한 문화적 유산을 보면서 대한민국의 저력을 실감한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제적인 관광도시를 지향하는 경주가 박물관 정도로 충분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새해에는 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그 가운데 가장 시급한 것은 시립미술관 건립 논의다. 경주에는 전시공간이 모자라는 것은 아니다. 엑스포공원 안에 훌륭한 시설의 솔거미술관이 있고 예술의전당 안에도 전시공간이 있다. 그러나 미술관은 단순히 전시를 위한 역할에 그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안다면 경주에 미술관이 왜 필요한지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사실 경북도립미술관을 경주에 유치하는 것이 옳았다. 하지만 도립미술관은 도청 신도시에 입지하는 것으로 결론이 나버렸으니 독자적인 시립미술관을 만드는 것도 나쁘지 않다. 현대의 미술관은 총체적 문화교육 공간으로 활용한다. 그것에 세계적인 추세다. 경주에 시립미술관을 만든다면 그곳에 전시공간은 물론이고 콘서트홀, 문화교육 시설, 컨벤션, 심지어는 웨딩홀이나 카페 등 다양한 시설이 들어갈 수 있다.
 
  미술관의 가장 큰 고민은 소장품을 어떻게 구할 것이냐는 문제다. 적은 예산으로 먼저 지어진 미술관의 소장품 규모를 따라잡기는 불가능하다. 대신 미술관의 프로그램을 어떻게 꾸미느냐에 따라 이 문제는 단번에 해결된다. 예컨대 세계 최고의 IT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미술박물관을 세워 세계를 상대로 경쟁한다면 결코 뒤지지않을 것이다. 최첨단의 기술과 건축물이 고대 신라의 유적지와 시너지 효과를 낸다면 환상적인 문화관광도시로 탈바꿈할 수 있다.
 
  문화적 저력을 확보한다면 경주의 관광산업은 한 단계가 아니라 수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이 분명하다. 미술관을 단순한 미술 전시관으로 착각하지 말고 가장 앞서가는 문화의 집합체로 여긴다면 문화와 관광의 조화로운 발전을 희구하는 경주의 정책에 부합한다. 그런 의미에서 새해에는 미술관 건립에 대한 담론을 시작하기를 제안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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